Through the Looking Glass: A Conversation With Seunghwan Kim (김승환)
Seunghwan Kim, a Korean artist specializing in vivid, light-infused portraitures, spoke to Yoojin Shin, The Baram House Editor-in-Chief, about the beginnings of his practice, his ongoing maturation as an artist, and how he was able to persist through the COVID-19 crisis.
By Yoojin Shin
김승환 작가님, 바람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먼저 저희 독자들에게 짧은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바람하우스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아름다움을 창에 담는 작가 김승환 입니다. 이렇게 만나게 되어 너무 반갑습니다!
Mr. Kim, welcome to The Baram House! Please give our readers a short introduction.
Hello readers of The Baram House! My name is Seunghwan Kim, a painter who tries to capture beauty into a frame. It’s great to be here.
잠깐 작가님의 학창시절로 돌아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계기를 통해 미술에 관심이 생기셨는지, 그리고 어떻게 서양화 쪽으로 발을 들이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어렸을 때 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었는데요, 결정적으로 미술을 하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시절 기숙사 생활을 하던 때였습니다. 그 때 기숙사에 다니던 3학년 선배가 대학교 미술대회에 출전해서 일등을 해서 상금 100만원을 타게 되었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저는 ‘아, 그림이 돈이 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참 지금 생각해도 철이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웃음). 그래서 그 날 바로 집에 전화를 드려서 미술을 하고 싶다고 했고, 미술부에 들어가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입시미술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동경하는 마음에 헤어스타일까지 따라 하며 졸졸 쫓아다니던 미술부 선배가 서양화를 좋아했었고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서양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Let’s quickly look back to your student days. I’m curious about what prompted your interest in art and how you chose to practice western art.
I liked to paint ever since I was little, but the decisive moment that pushed me towards art was in high school, when I was a student living in a dormitory. One of my high school seniors, who lived in the same dorm, entered an art competition and won first place, winning about a thousand dollars. I found that out and thought to myself: Oh, you can actually make money with art! Even when I think about it now, I was so naïve (laugh). So anyway, after I found out about that I called home immediately and told my parents that I wanted to do art; afterwards, I entered the art department of my high school and began prepping for university entrance exams in art. In the art department, there was a senior who I admired very much (I even copied his hairstyle and followed him around everywhere) and loved western art, which naturally directed my attention towards it.
그림을 그리겠다고 했을 때 가족 분들의 반대는 없으셨나요?
거의 없으셨습니다. 미술을 하고 싶다고 전화 드린 날 부모님은 한 번 더 생각해보고 전화를 달라고 하셨고, 5분뒤에 다시 전화를 드려 정말 하고 싶다고 말씀 드리니 ‘하고 싶으면 해라’ 라고 쿨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오히려 화가로써 잘 살아가고 있는 지금 결혼을 위해서는 번듯한 직장이 있어야 하지 않겠니? 라며 걱정을 하십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고 말씀드립니다. (웃음)
Did your family have any resistance to your pursuit of art?
Barely any, really. When I called them to tell them that I wanted to pursue art, they told me to think it over one more time and call them again. I called them back after five minutes and said I really wanted to do it and they said very coolly, “Do it if you want.”
Now, though, when I’m living well as a painter, they worry and ask if I shouldn’t have a proper job at a company to get married. Every time they ask that, I tell them it’s too late to turn back (laugh).
작가님의 유화 작품들과 크레용을 사용한 작품들을 비교해 보았을 때 보이는 공통점 중 하나는 따뜻한 햇빛을 쬔 듯한 색감과 질감인 것 같습니다. 이런 느낌을 내기 위해 사용하시는 테크닉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신인상주의 작가들이 주로 사용했던 테크닉인 병치혼합을 사용합니다. 물감튜브에서 나온 유화물감을 그대로 발라 병치적으로 배치시켜서 채색을 합니다. 이 기법으로 인해 작품은 조색하여 그려낸 작품보다 풍부한 색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껍게 칠한 밑 색 위에 높은 채도의 희석된 유화물감을 바르는 글래이징 기법을 사용합니다. 이 기법을 통해 자연스러우면서도 높은 채도의 색감을 표현합니다.
When I compare your oils with your crayon-based works, I see a commonality of warm, sun-drenched color and texture. If there’s a technique that you use to achieve this effect, what would it be?
I use the divisionist technique, which was mainly used by neo-impressionists. I use paint directly from the tube and juxtapose them appropriately on the canvas. With this method, colors come out richer than those produced through mixing. I also use glazing, which is when you provide a thick base layer of color and then build on top of that using diluted, high-vibrancy colors. This can help produce highly vibrant but natural tones.
작가님의 작품들에는 가만히 앞을 응시하는 소녀들과 꽃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 두 주제를 자주 다루시는 데에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처음 꽃과 소녀 작품을 시작하게 된 것은 첫사랑이었던 소녀와의 추억에서 영감을 얻고 나서였습니다. 그렇게 작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소재들로 주관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이제는 그런 주제의식에서 벗어나서 하나의 아름다움을 그려내기 위해 꽃과 소녀를 그리고 있습니다. 다른 어떤 것보다 햇살이 비쳐 붉게 물든 소녀의 눈과 코, 입술을 그리는 것에서 희열을 느낍니다. 성적인 욕망이 아니라 소유하고 싶다는 욕구가 크다고 생각되는데요, 그 것을 그림으로써 소유를 하는 저만의 방식이라고 생각됩니다.
Your works have a lot of flowers and young women who direct their concentrated gaze to the audience. Is there a reason why you pursue these subjects frequently?
In the beginning, I started working with flowers and young women as primary subjects because I was inspired by my memories with my first love. Now, I have evolved from that idea and paint flowers and young women to capture a type of beauty. Above all, I am enraptured by the process of painting the warm eyes, nose, and lips of a young woman glowing under the sunshine. It isn’t about sexual desire but a possessive one; and my painting them is a unique way for me to achieve that desire.
여러가지 의미에서 2020년도는 힘든 한해였습니다. 미국에서는 많은 전시 기회들이 없어지면서 아직 젊고 무명인 작가들에게 큰 타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예술계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미친 영향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한국 또한 미국과 마찬가지로 전시와 아트페어가 취소되어 많은 작가분들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하지만 국가에서 진행하고 있는 여러 지원금제도와 예술뉴딜정책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으며 극복해내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 오히려 코로나 이전보다 작품이 더 많이 판매되고 삽화 작업과 동화책 출판 등 여러 프로젝트들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온라인에서 저를 알리는 활동을 활발하게 하였기 때문입니다. 오프라인에서의 활동이 제약된 것일 뿐 온라인 쪽은 오히려 더 활발해질 것이라 생각했고 이전부터 조금씩 해오던 온라인 활동에 많은 힘을 쏟았고 결과적으로는 코로나 이전보다 더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힘든 시기임에도 반드시 그것을 헤쳐나갈 방법이 존재하기에 작가는 작품활동 뿐 만 아니라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고민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In many aspects, 2020 was a difficult year. In the United States, lots of exhibiting opportunities disappeared, hurting young emerging artists. What are some ways that COVID-19 impacted the art world in South Korea?
Like in the United States, many exhibitions and art fairs were cancelled in South Korea and hurt many artists. But we’re all enduring, thanks to the numerous support systems and art-oriented policies provided by the government. In my case, my art sales have been actually better than how it was before the pandemic; in addition to that, I was able to partake in many projects, like providing illustrations for various commercial projects and publishing a book. The reason for that is my active self-promotion online. I thought that in exchange for limited offline activities, online activities would become more active, so I devoted more of my time and energy there. As a result, I was able to continue to work—even more actively so. I think there is always a way to overcome difficulties, even during times like these; for an artist, it is essential to think about that, in addition to producing art.
책 벌새 (2019)의 표지 작업과 영화 포스터 작업을 하셨는데, 어떤 경로로 컨셉을 잡고 재료 선택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영화를 여러 번 반복해서 보며 그 속에서 소재를 찾았습니다. 제가 살아왔던 시대의 이야기였기에 제가 겪었던 경험들과 트라우마가 오히려 작품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디자이너 박시영(“스튜디오 빛나는”의 대표)님과 지속적인 소통을 하며 컨셉을 잡아나갔습니다. 그 당시 한참 여러 재료들을 사용하여 작업을 하고 있었던 때라 어떠한 재료로 작업을 할 지가 큰 고민이었습니다. 결국 다른 어떠한 재료보다 유화가 주는 묵직한 느낌이 영화와 잘 어울릴 것이라 판단하여 유화 작업을 선택하였습니다.
You produced the cover art of the book, The House of Hummingbird (2019), as well as the poster of its movie adaptation. How did you conceptualize your approach to them and how did you choose your materials?
I watched the movie repeatedly and found my subject within it. My own experiences and traumas helped me to understand the work, because the story was set during the times that I experienced. I continuously communicated with Designer Si-Young Park (the CEO of “Studio Bitnaneun”) and conceptualized the work. Back then, I was working with multiple media so the big question was what medium I would choose. Eventually, I decided that the feelings created by oil paint would complement the film the best.
자신만의 스타일을 유지함과 동시에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뭘까요?
단순하게는 재료를 바꿔보는 것이라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그 것 만으로도 자신의 작업에 많은 변화를 추구할 수 있을 것 입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캔버스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작가들이 익숙함과 자신감으로 인해 망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술이 숙달되고, 간편함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한정 짓다 보면 새로운 시도들은 사라져 버립니다. 그 어떤 때보다 하얗고 커다란 캔버스가 더 이상 두렵지 않고 익숙할 때, 바로 그 때 가장 큰 위기가 찾아오는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합니다. 해오던 것을 또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면 컴퓨터에 있는 작품관련 자료들을 전부 삭제하거나 이 전에 했던 작업들을 불에 태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웃음)
If there is a way to maintain your style while pursuing a constant evolution, what would it be?
I’d say just switching around the material. It’s a simple method, but it can produce a lot of changes within the work. But even more profoundly than that—in order for your works to evolve, you need to fear the canvas. There are a lot of instances where artists are ruined or become stagnant because of their sense of familiarity and overconfidence with their work. When your skillsets become practiced and you begin limiting the range of your possible actions for convenience, you stop trying new things. So when the big white canvas doesn’t make you afraid, that is your moment of trial. If you find yourself doing the same thing over and over again, I suggest deleting all the reference photos in your computer or just burning the works you’ve done (laugh).
이제 막 작품활동을 시작하려는 젊은 작가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작품활동을 시작하시는 바로 지금이 캔버스가 가장 두려우실 때라 생각됩니다. 그 앞에 서면 어찌 할 바를 모르겠고, 첫 붓질은 생경하고 내가 만들어 바른 색들은 이상하고 이걸 과연 완성시킬 수 있을까? 이게 최선일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답답하고… 그럼에도 묵묵히 그리다 보면 어느 순간 이상한 색과 낯선 붓질들이 모여 무엇인가를 이루고 묘한 쾌감에 빠져 정신 없이 그림을 그리다 보면 하나의 멋진 작품이 완성이 되더군요. 그 느낌을 잊지 않고 작업을 해나가시다 보면 어느 샌가 작가가 되어있으실 것이고 숙달되지 않았던 그 때의 그림이 나의 화가 인생에서 가장 반짝거리는 작품이었다는 것을 아시게 될 것입니다.
영원히 숙달되지 않고 익숙해지지 않는 멋진 작가가 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Could you give a word of advice to young artists in the beginnings of their careers?
I think now, when you begin your career, would be the time when you fear the canvas the most. You stand in front of the canvas and are gripped with doubt and questions—you don’t really know what to do, where to start, the colors that you created seem odd, and you ask yourself: can I finish this? Is this the best I can do? Still, if you keep painting, the odd colors and brushstrokes will fuse together to make something, which will intoxicate you enough to keep going—and eventually, a great artwork will be made. If you continue to work without forgetting this feeling, you will have become an artist without knowing, and realize that the paintings you’ve done when you weren’t yet completely proficient were the most beautiful works that you’ve produced in your life as a painter.
I cheer you on in your path of becoming a great artist who is never proficient nor comfortable in your craft.
김승환 (b. 1987) 은 한국의 화가이다. 2011년에 중국 천진 미술학원을 졸업한 후 2013년에 계명대학교 서양화과에서 학위를 수료했다. 그 후 한국에서 다양한 단체전, 개인전 및 아트페어에 참가했고, 2020년도에 청송야송미술대전 우수상, 김유정 미술작품공모전 최우수상 등을 받았다.
Seunghwan Kim (b. 1987) is an award-winning South Korean painter. After graduating from the Tianjin Academy of Fine Arts in 2011, he graduated from Keimyung University with a degree in Western Painting. Afterwards, he participated in numerous group and solo shows across South Korea.